정동윤, 스토브리그, 2020

February 15, 2020

2020 2/seutobeurigeu.jpg

캐릭터들이 좋아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윤성복 감독과 그의 아픈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극 전체에서 상당한 구멍인데, 그냥 어떤 뒷얘기가 있으려니 하며 참고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나쁜 것들보다는 당연히 좋은 것들이 더 많았다. 좋은 것들 중 가장 좋은 것은 오정세가 맡은 권경민이었다. 오정세가 연기를 너무 잘하기도 했는데, 드라마 최고의 악역을 이렇게 도탑고 동정이 가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참 좋았다. 특히 10화 엔딩의 술집에서 권경준 패고 나오는 장면의 카타르시스는 부정할 수가 없었고.

2020 2/99187056.3.jpg

백승수 단장은 시청자가 봐도 재수없기는 한데 드림즈 단장을 맡기까지의 전사가 상세히 묘사되지 않은 것이 좋았다. 특히 김정화가 분한 전처와의 관계가 특히 좋았는데, 짧았던 결혼생활 동안 어떤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를 줬고 헤어지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그 이후로도 가끔 만나고 서로에 대한 동정심이나 애틋함 같은 것이 남아있는 것이 좋았다

스토브리그에 강팀이 될 수 있는 미션들을 하나씩 해결하는 것을 보는 것은 쾌감이 있었고(특히 11화의 배팅볼투수, 불펜포수, 트레이너를 영입하는 장면이 왠지 기억에 남) 이세영 팀장의 어머니를 써먹는 방법 등에서 왠지 일본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으며 그래서 마찬가지로 야구를 사랑하는 나라 일본에서 리메이크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뭐 이미 더 좋은 컨텐츠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보면서 위근우는 이 드라마를 본 40대 중간관리자들이 ‘백승수 병’에 걸릴 것이 염려된다고 했는데 나는 그간 라이트한 야구팬들에게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스토브리그 기간의 일들이 드라마를 통해 알기쉽게 공개됨으로써 모든 야구팬들이 자기 팀의 스토브리그 행보에 대해 한 마디씩 얹고 아는체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염려와 동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봄.


Written by 김정교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