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영, 대체 현실 유령, 2023
— 독서
온라인 호러도 좋아하고 마테리알에 연재될 때 재미있어 보여서 눈독 들이고 있다가 도서관에 신청하여 읽었음. 소박한 체 하지만 야심찬 책인데 문장이 너무 길다. 저자가 블로그에서 쓰는 글도 읽기 힘든데 대충 그렇게 읽기 어렵다. 이해에서 부러 도망가는 것처럼 보인다.
컨셉과 내용 면(소박한 소재로 두꺼운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소재 선정은 아주 좋다. 한국적 소재를 배제한 점 때문에 이 책이 번역되면 어떨까 싶다.
시계열의 혼란에 관련한 장난은 귀엽지만 내가 저자라면 누군가 언급할 때 부끄러워할 그런 내용이다. 책에 하이퍼링크가 많은 점은 문제지만 동적으로 완성된 이 책의 미완성에 대해 서두에서 언급하는 것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된 것 같다. 『사랑에 따라온 의문들』의 결어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어지간한 상황에서 저자는 단호한 편이 좋다. 어려워도 그렇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