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 지옥보다 더 아래, 2024

김승일은 『에듀케이션』 밖에 읽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시집들을 말해보라고 하면 에듀케이션의 이름이 꽤 빨리 불릴 것이다. 마침 나온 산문도 궁금하여 도서관에 신청하여 읽다.

책의 많은 분량이 자신이 겪은 구체적이고 기이한 사건들과 그에 대한 상념들이고 그것들을 통해 김승일 시의 창작의 비밀을 조금은 알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하는데 그렇게 보면 김승일 시의 창작의 비밀의 많은 부분은 젊은 때 돌아다녔던 기이하도록 고생스러운 여행들에서 기인하는 보인다. 고등학생 때부터 거의 가출청소년 수준으로 다짜고짜 도보여행을 다닌다거나 오지로 세계여행을 다닌다거나… 그 외에도 구체적인 에피소드들은 확실히 마음에 남는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사는 창원까지 걸어갔다 허탕치는 이야기나(애초에 이 도보여행 기획에서 허탕이라는게 존재하는지…) 숭배하는 뮤지션이 매니저로 있던 클럽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도 좋고 이를테면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권해효가 출연하는 『환상여행』 이라는 MBC의 환상특급 짭 방송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재미있고 말하자면 그런 식으로 재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