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 카우리스마키, 사랑은 낙엽을 타고,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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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영화를 ‘노동계급을 위한 라라랜드’ 라고 단평을 써둔 것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남성 주인공이 어설프게 라이언 고슬링을 닮은 것 외에는 라라랜드를 떠올릴 수 없는 영화였다. 주인공이 알콜중독인 이야기는 왜 이렇게 마음이 쓰이는 것일까. 두 주인공은 각자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있고 서로를 만나 그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서로를 만날 수 있었다. 안사는 재무적인 문제와 외로움을 어느정도 매듭짓고 나서, 홀라파는 술을 끊고 나서. 술을 끊은 홀라파가 안사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안사가 당장 뛰어오라고 말하는 장면은 아주 오래된 방식의 쾌감을 준다.
주인공 친구들의 뛰어난 인성 역시 매력적이다. 간만에 고전영화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