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렌 아데, 토니 에드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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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저쨌거나 한국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는 잔드라 휠러의 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잔드라 휠러를 볼 수 있었던 기회는 일찍 있었는데 그게 바로 토니 에드만이었고 이 영화를 아마 2017년 정도에 보려다가 피곤을 못 이겨 잠에 빠졌던 것 같다. 긴 영화이기 때문에 잘거면 빨리 자는게 낫다는 판단에 시작한지 10분만에 잠에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이 영화를 다시 찾게 된다.
(나그랑이 잘 어울리는 잔드라 휠러. 엄청나게 귀엽다.)
포스터가 무슨 의미일까 싶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참 좋은 장면이다. 공원에서 가운만 입은 맨발의 딸과 복실하게 입은 아비의 팽팽한 대치. 이와 같은 대치가 영화 내내 반복되다 아버지의 반주에 딸이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을 부르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거치고 공원에서 끌어안는 장면으로 해소되는 쾌감이 있다. 생각보다 결론은 시시하고 소박하다. 영화의 유머는 대체로 사람을 놀래키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딸에게 못 들을 말을 들은 아버지의 소박한 복수라고 보면 이해된다. 그래서 딸은 다 받아주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