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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경, 나의 첫 시나리오, 2024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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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창작의 비밀이 좀 더 친절히 쓰여 있을 줄 알고 빌렸는데 그냥 정서경의 첫 시나리오 두 개를 실어둔 책이었다. 이 책에 창작의 비밀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을 위해 행간을 좀 파야 한다.

<불쌍한 우리 아기>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대전일기>가 훨씬 재미있었다. 유머러스한 미스터리로 시작하여 가족들의 의뭉스러운 비밀. 거실에서 룰라의 춤을 추며 해소되는 클라이막스 또 준형이와의 데이트로 끝나는 엔딩까지 흠 잡을 데 없는 중간자적 성장담이었다.

가끔 출연하는 기이한 망상들은 훗날 박찬욱의 영화들이 떠오르는 부분도 있다. 어떤 작가들은 프로가 되고 나서 오히려 광기가 생긴다. 또 한편 어떤 비범한 졸업작품은 오히려 갈무리되어 있다. 정리된 것들을 한 번 하고 나서야 내 갈 길을 갈 수 있는 것 같다.

씨네21, [인터뷰] <나의 첫 시나리오> 정서경 작가, 나로부터 시작하는, 나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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