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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Asobi, 아스트로 봇, 2024

게임

astrobot

닌텐도 개별 IP들이 가진 강력한 힘에 비교하면 소니-플레이스테이션의 포트폴리오는 다소 난잡하다. 그런 인상이다. 그런 인상을 가지게 되는 근거가 있을까? 닌텐도의 게임들은 아다시피 가족지향적이며 기기의 한계에서 비롯하는 캐주얼성을 패밀리룩으로 가지게 되고, XBOX의 오너들은 <기어스>나 <헤일로>, <NBA 2K 시리즈>등을 플레이하는 미국의 너드로 이미지를 구체화할 수 있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은 일본 태생이면도 닌텐도와 차별화해야한다는 전제로 가정용 콘솔의 양 극단을 포괄하게 된다. <아스트로 봇>은 그런 너저분하게 수렴진화해온 포트폴리오를 레거시로 이름붙이는 성공적인 시도다.

반박의 여지는 있겠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이라고 하면 3인칭 어드벤처 트리플 A 독점 타이틀을 플레이하기 위해 구입한다고 믿는다. 그런 관계로 <아스트로 봇>의 메인 스테이지 중에서 <삐뽀사루>, <로코모코>는 내 추억의 범주에 있는 게임이 아니었고, 플레이하면서 감격의 일성을 내질렀던 스테이지들은 당연히도 <갓 오브 워>, <언차티드>, <호라이즌>이다. 단 하나의 스테이지에서 일회성으로 쓰고 버리기 위해 리바이어던 도끼를 던지고 받는 묵직한 감각과 에일로이의 활시위가 힘겹게 떨리는 진동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현대의 게임개발은 그야말로 물량공세다. 어떤 점에서는 원작보다 나은 손맛을 보여준다.

도끼를 던져 오딘의 까마귀를 맞힐 때도 몇 년 전에 플레이했던 타이틀을 떠올리며 흥분했지만 호라이즌 시리즈를 후반으로 배치한 것이 정확해서 감탄했다. 장난감같지만 여전히 거대한 톨넥의 목을 기어오르는 것은 경외에 가까운 감정을 간단히 느끼게 한다.

여전히 난잡하고 방대하여 절반도 채 알아볼 수 없는 포트폴리오지만,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아는 친구를 마주칠 때는 그만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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