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휴, 파친코 시즌 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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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까지는 너무 지루했다. 이야기가 요점을 잃은 것 같았다. 게다가 어떤 장면과 연출은 <패스트 라이브스>가 별로였던 점과 너무 겹쳤다. 한국인이 아닌 사람이 한국어 대사를 쓸 때의 어색함과 부자연스러움 그리고 오리엔탈리즘 조금… 이런 것이 느껴질 때가 꽤 있었다.
그래도 후반부의 노아에 대한 이야기는 마음에 들었다. 노아 자신도 자신을 보는 고한수의 눈빛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고, 그 사실을 영원히 모르고 싶어서 와세다 진학포기 선언을 하기도 하고, 교사가 되고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노아도 진실을 알게 되고, 그래서 선자를 찾아가는 마지막 날에는 시리즈 내내 볼 수 없었던 평안한 표정을 하게 된다.
선자도 한수도 일단 뭉개고 가다보면 노아가 언젠가는 받아들이겠지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그 덕분에 노아가 일 년 간 와세다 대학에서 연애도 하고 꽤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보내는데 그게 좋았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의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했던 시기가 그래도 있었다는 것은 내게 묘한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