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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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가 에피소드마다 달라서 재미있는데 서로 이질감은 또 별로 없다. 네 개의 에피소드가 고루 재미있다.
원작 소설에서는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에피소드를 정말 좋아하는데 노영수라는 인물의 노답성이 나현우 배우가 맡은 드라마에서도 잘 표현돼서 좋았다. 왜 내가 PTSD가 올라오는지 모를 정도의 구현도… 다만 소설 쪽이 훨씬 혐오스럽고 그래서 좋다. 드라마 쪽은 운동권-디나이얼-해산물포식자 속성 모두가 약해졌다(대신 묘한 디테일이 추가된다).
드라마는 4부(7, 8화 - 늦은 우기의 바캉스)가 끝내줬다. 규호와 헤어진 이후의 공허한 감정을 묘하게 서정적인 연출로 담아낸 것이 좋았다. 4부의 연출을 맡은 김세인은 화제작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감독이다.
사랑에 대한 생각보다 포괄적인 통찰을 담고 있어서 좋았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잘 묶었다. 서울은 고만고만한 곳만 나오지만 그래도 서울의 풍경을 볼 수 있어 반가웠다. 특히 규호와 만나던 대학로 그리고 거기서 인천까지의 거리감 그런게 서울이 아닌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