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그룹 재주상회, 매거진 iiin vol.42, 2024
— 독서
매거진 iiin은 성산일출도서관 갔다가 우연히 읽고 지역컨텐츠를 충실하게 그럭저럭 오랜 기간 다루었다는 점을 높게 보고 1년 치를 구독한 잡지다. 이번 호는 패션을 소재로 하고 있고 오래된 옷가게들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들도 있었지만 꽤 많은 분량이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편집샵 등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게 좀 별로였다
책의 가장 빛나는 부분은 Real Jeju Story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에세이 두 편인데 강창석의 <응답하라! 서귀포 1980>, 김수연의 <응답하라! 학교 앞 런웨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각각 80년대와 10년대 제주의 풍경을 포착한 글이며 강창석의 글은 동명백화점, 삼일빌딩 사거리 등의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지금은 사라진 가게들의 이름을 등장시키며 그 때 서귀포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한다. 김수연 작가는 내 또래처럼 보이는데, 소녀나라나 육육걸즈같은 키워드는 분명 내 세대 의 것이지만 엄마가 한 시간 차를 달려 제주민속오일장으로 데려가 험멜 츄리닝을 사주었던 얘기나 성산이나 한경에서 서귀포 시내 일호광장으로 옷을 사러 원정을 왔던 아이들, 도서산간 배송료를 아끼기 위해 옷을 공동구매하는 얘기와 양아치 선배들이 옷을 후배에게 강매하는 이야기 등은 온전히 지역의 것이어서 정말 재미있었고 이 곳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바로 앞에 배치된 칠성로 상점가에 대한 기사도 좋았다. 다만 내가 궁금한 것은 몰락과 그 원인에 대한 것인데 시사주간지가 아니더라도 그 정도는 담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