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동, 트리거,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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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랜만에 본 한국 드라마. 보통 한국 드라마를 앞에서부터 보다 하차하는데 이 놈은 7화부터 엔딩까지 봤다. 12부작인 점을 생각하면 딱 후반부의 절반만 본 셈이다. 다만 이런 식의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정공법대로, 앞의 절반은 재미있는 아이템들을 활용한 에피소드, 뒤의 절반은 중심 사건 위주로 풀어갈 수 밖에 없는데 앞 쪽이 통상적으로 더 맛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야기를 제대로 즐겼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공영방송의 탐사보도가 소재인 드라마여서 KBS 『추적 60분』을 연상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KBS의 위상을 생각하면 절대 드라마 같은 짓은 할 수 없고 MBC 『스트레이트』 정도가 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에 탐사보도 방송(=그알)의 책임지지 않는 위험성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라 정의로운 탐사보도 팀의 정의감 넘치는 대사들을 들으며 편하지 않은 순간들이 꽤 있었다.
추자현은 『작은 아씨들』 이후 처음 보는데 또 의뭉스럽고 돈이 많은 어른 역할을 맡아서 흠 했음 『트리거』는 작년 상반기에 촬영했는데 지금의 정치적 상황이 연상되는 장면들이 꽤 있어서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