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구, 한 움큼의 외로운 영혼들, 2025
— 독서

강덕구의 세 번째 책이다. <밀레니얼의 마음>은 확실한 야마가 있었고, <익사한 남자의 자화상>은 비평집이라 딱히 그런 것이 필요 없었는데, 이번 책은 20세기와 21세기로 챕터가 양분되고 관련된 얘기를 하지만 굉장히 성기게 얽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는 앞선 책들이 훨씬 재미있다.
그래도 21세기 파트가 훨씬 재미있다. 특히 박대겸의 소설 <그 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과 정지돈을 병치한 ‘후장사실주의의 두 갈래 길’은 최고였음. 나머지 챕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는데 따로 정리해두지 않았고 책을 도서관에 반납한 채 서울에 다녀왔으며 몇 번의 폭음을 거치고 깨끗하게 잊어버렸다. 메모해둔 한 줄 만이 남았는데 무슨 뜻인지도 잊었다. 메모는 다음과 같다. 그럼 이제 끝인가? 끝은 지속된다. 끝날 것들은 무한히도 많고 끝나는 도중에도 예전에 끝났던 것들이 다시 끝나기 시작한다. 무한한 원소를 가진 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