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조벨,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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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이 많아서 쿠팡플레이 HBO 도입에 발맞춰 봤는데 기대 이하였다. ‘2021년 최고의 시리즈’, ‘모든 면에서 결점이 없는 작품’ 등의 호평을 보면 이건 내 선호의 문제처럼 보인다. 내가 사건의 추리와 내면을 다루는 이야기보다 사회문제를 다면적으로 다루는 이야기를 훨씬 흥미롭게 생각하기 때문에.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은 다분히 도구적으로 사용되는 마약 문제 정도를 빼면 진지한 사회문제로 다룰 만한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 그래도 캐릭터 설정에 대한 부분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이스트타운이라는 마을의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심지어 고른 비중으로 저글링 하는 것은 기예나 교본처럼 보였고, 상당히 삶에 유머가 없어 보이는 메어라는 인물의 주변에 두 종류의 로맨스(그리고 하나의 비극)을 배치해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기분이 좋았다. 문제는 내가 자식을 잃은 메어의 심리에 몰입을 하도록 만든 장치가 상당히 적었다는 것이고. 재미있게 봤지만 역시 아쉬움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