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b Studio, 활협전, 2024
— 게임

워낙 재미있다고 알려져서 마음속에 저장해두었다가 공식 한글패치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해볼까 했다가 공식 한글패치가 엉망이라는 얘기를 듣고 다시 마음 속에 저장, 이어서 다시 개선되었다는 말을 듣고 드디어 게임 구입과 플레이까지 이를 수 있었다.
대만 인디 게임이고 기본적으로 무협지 비주얼 노벨이다. 다만 미연시 요소가 강하게 들어 있다. 초반부터 당묵령이 메인 히로인인 것처럼 등장하는데, 공동파에 유학 간 이후 하후란이 조활의 삶에 갑자기 스승을 자처하며 개입하였고 원래는 메인 히로인을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라 그렇게 플레이하려 하였으나 하후란의 성격이나 외모가 너무 취향이라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갈아타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좋은 결정이었고 장엄하고 비극적인 엔딩에 도달할 수 있었다.
플레이 초반에 마교 비급을 주웠는데, 아직 게임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급을 마스터하여 도덕성을 크게 잃어버렸고 그 이후로 계속 악인으로 살았다(…). 1회차만 플레이한다면 선인이고 싶었기에 플레이에서 유일하게 후회하는 부분이다.
금나라와 전쟁 중인 송대가 배경이다. 무협지 하면 송대고 그건 김용 소설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게임에도 김용 소설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게 윤지평 같은 쩌리들이어서 몰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대만 무협은 대륙과도 꽤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고룡이나 와룡생 같은 작가들로 알려진), <활협전>과는 어떻게 관계가 있을지 궁금하다.
다회차를 플레이하고 싶으나 흥이 나지 않아 일단 그만두었다. 이야기 하나에만 집중해 이 정도로 정성을 들여 만든 게임은 다회차 플레이 해주는 것이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