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다이어-위데포드, 그릭 드 퓨터, 제국의 게임, 2015
— 독서
아주 어릴 때 AA온라인을 플레이한 적 있다. 2005년에 다음 게임에서 퍼블리싱을 했으니 그맘때 쯤일 것이다. 완전한 흰 색의 전투복을 입고 있는 미군의 이미지에서 다른 FPS와 다른 서늘함과 세련됨이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제국의 게임. 겉에서든, 속에서든. 다중의 게임으로 전유할 여지조차 없는.
책은 밀레니엄 전후를 풍미했던 네그리 하트의 역작 <제국>과 <다중>을 렌즈로 게임 산업을 들여다보고 있다. 1장에서는 비물질노동으로서의 게임산업 전반을 훑는다. 내가 당사자인 바로 그 비물질노동 얘기다. 2장에서는 그 연장으로 이 책이 출간되던 2009년 당시 업계를 대표했던 EA를 다룬다. 3장에서는 게임 콘솔을 한 번 쭉 짚어주고, 4장에서 <풀 스펙트럼 워리어>라는 게임으로 게임이 전쟁에 활용되는 방식을 본다. 5장은 <WoW>가 나오는데 쉽게 말해 작업장 얘기다. 6장에서 GTA를 다루며 말 그대로 ‘제국의 심장’인 도시가 재현되는 방식을 살핀다. 7장은 ‘다중’의 게임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이고 8장은 대탈주의 가능성 타진이다. 산업 전반을 정말 면밀히 살피기는 했는데, <제국>의 테마에 완전히 부합하지는 않고 좀 억지인 부분이 있긴 한 것 같으나 재미있고 볼륨이 큰 역작이라 오케이라고는 생각한다.
게임이 제국에 부역하는 것은 알겠는데(특히 GTA를 다룬 6장에서 냉소가 답이 아니라고 하는 장면) 그렇다면 다중의 게임이 가능한가? 라는 질문은 답하기 다소 난처하다. <디스코 엘리시움> 같은 게임은 다중의 게임인가? 아마 그럴 수는 있겠지. 하지만 <디스코 엘리시움>만 다중의 게임인가? 7장에 소개된 게임들은 다중의 게임인가?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아무도 플레이하지 않는 게임을 ‘다중’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웃긴게, 7장에서 <바이오쇼크>는 다중의 게임이라고 설명하는 대목이 있는데 거기서는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는 것이다. <바이오쇼크>는 무조건 인정이지... 하지만 그렇게 말을 하며 드러났듯, 게임은 한 없이 제국에 가까운 속성을 띄고 있으며 같은 게임을 다중의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와레즈로 받아서? 그것도 방법이다).
총파업 집회 도중에 바닥에 앉아서 열심히 읽었고 그래서 집행부 등에 다소 미안했다 하지만 도서관 반납이 목전이라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