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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버 멘돈사 필류, 바쿠라우,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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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다. 근데 영화 장르 종잡을 수 없다고 해서 또 UFO가 어쩌고 해서, 당연히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인 줄 알고 봤다. 그런데 외계인이 나오지 않았다… 중간에 ‘외국인들’의 베이스캠프에서 귀에 이어폰을 낀 미국인들이 회의를 하는 장면은 굉장히 이질적이라 아, 이들이 외계인이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완전한 착각이었고 그들은 그저 미국인이었다. 외계인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영화는 쉽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파울루 출신의 부역자 바이커 커플이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고 또 재미있다. 모든 실마리는 부역자들이 테이블 밑에 재머를 붙이면서 시작하며 풀리기 시작한다. 그들이 굉장히 어색한 대치를 마치고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 또 ‘당신들을 돕기 위해 죽였다’고 말하자 미국인들이 ‘네 동포들이잖아!’ 라고 말하고 너네가 백인이냐고 비웃는 장면도 독하게 매운 맛의 블랙코미디다. 토니 시장이 두고 간 좌약으로 넣는 진통제와 대대로 내려오는 경구 투여가 필요한 각성제의 대조도 충분히 직접적이다.

미국인들에게 주어진 적은 양의 대사 중 ‘이혼하고 나는 정신이 나가는 줄 알았다. 차를 끌고 쇼핑몰도 몇 번 갔다’는 대사는 영화의 모든 미개방 구역을 해금한다. 할아버지의 톰슨 기관총을 처음 잡았을 때의 황홀한 감각을 강변하는 미국인도 그리고 범죄자들을 죽인다는 웃기는 환상을 보고 있는 나치를 싫어하는 미국인도 모두 한정된 러닝타임에 이들이 누군지 보여주기 위해 꼼꼼하게 선정된 캐릭터들이다.

이를테면 바쿠라우 마을의 파코티라는 인물은 엄청난 암살자로 출연하면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바쿠라우 일반 마을 사람 선에서 모든 미국인들이 저항조차 못하고 컷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바쿠라우 사람들이 죽는다. 그게 정말 슬픈 일.

김혜리 기자가 올 해 칸에서 본 좋은 영화들 중 클레버 멘돈사 필류의 다음 장편 극영화인 <시크릿 에이전트>가 좋았다고 해서 미리 <바쿠라우>를 봐뒀다. 지리적으로 지나치게 떨어진 저 남미라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은 계속해서 커져 간다.

조지훈, 저항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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