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현, 굿뉴스,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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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의 인상을 모두에게 남긴 영화 <불한당> 이후의 영화들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판타지(<불한당>, <길복순>)와 한국 현대사(<킹메이커>, <굿뉴스>). 판타지 누아르를 매끈하게 잘 만드는 것도 능력이지만 아무래도 연출자의 내면과 관심사를 잘 보여주는 것이 한국 현대사 영화를 만들 때이고, 결국 두 영화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었지만 모두에게 잊혀질 운명이었던 이들. 이것이 연출자의 관심사이며 일관성 있게 이와 같은 인물들에게 눈길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엄창록과 채희석 관제사. 기막힌 소재 선정이기는 하다.
<킹메이커>에서 김대중의 집이 테러를 당하고 엄창록이 실종되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인 '몰락의 순간' 인데 <굿뉴스>에서는 아무개의 정체가 아무 사람들에 의해 튀어나올 때 그를 더 초라하게 비추어 주면서 비슷하게 재현된다. 진짜 역사에 남지 않은 인물은 채희석이 아니라 아무개였고 그 발견이 변함 없는 아무개의 상황에 낙차를 부여한다.
이념적으로는 좀 소극적인 영화인데 이걸로 뭐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적군파와 그를 둘러싼 3개국이 멍청한 짓을 한 이야기로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 발생했던 일들을 확인하면 영화는 각색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한국에서 가장 만들기 어려운 장르를 할리우드 스타일로 유려하고 뻔뻔하게 만들어냈고 나는 소박하게 이런 영화를 보고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