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페인, 바튼 아카데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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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Holdovers고 그 사실을 잊기 쉬워 적어둔다. 1970년이라는 배경을 핑계로 뻔뻔하게 고전적인 감동을 주도록 만들어졌다. 김혜리 기자가 이 영화를 옹호하며 실망에 대한 가장 따뜻한 연구. 라는 한줄 평을 남겼는데 이 영화가 실망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분명히 해주는 감이 있어 좋았다. 순수한 실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만 가능한 능력이고 그 때 어른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좋은 답을 영화에서 볼 수 있다. 어찌됐건 결론적으로 서로 도움이 되었다면 영화는 포옹이 아닌 악수로 끝날 수 있다.
역시나 제일 좋은 부분은 사제가 보스턴에서 책을 구경하다 하버드 재학 시절 동기를 만나는 장면. 능청맞은 접수와 어설픈 연기, 눈에 보이지만 살벌한 수싸움이 오가고 뒤이어 나오는 '하버드 중퇴한 썰'은 처음에는 폭소를 그 다음은 깊은 동정을 느끼게 한다. 부자들을 싫어하는 데는 딱히 이유도 필요없지만 셀 수 없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