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파반느,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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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경 여행기>를 즐겁게 봤어서 같은 감독각본의 합작인 이 영화는 보려고 했음. 뭔가 민망하지만 난 어릴 때부터 박민규의 팬이기도 했는데 기본적으로 가벼운 말장난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파반느>도 발매되자마자 사 읽었지만(그 때 돈이 참 귀했는데도) 유머가 적고 심각한 체 하는데다 로맨스 소설인 등 평소의 박민규와 다른 모습을 보여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박민규 소설 중 가장 잘 팔린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영화는 소설 원작과 중요한 것만 비슷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잘 각색했는데 영화가 생각해낸 부분들이 더 나은 것 같다. 애초에 '누가봐도 심각하게 못생긴 여자'라는 설정이 소설로도 어렵지만 영상화가 적합한 설정이 아니다. 많은 컷과 좋은 리듬과 요한이라는 인물의 매력에 업혀서 영화가 쭉쭉 뻗는 앞의 30분 정도는 천의무봉이다. 요한이라는 인물로 변요한을 캐스팅한 것은 무슨 <록키 호러 픽쳐 쇼>에 홍록기를 캐스팅한 수준의 유머 감각인지 모르겠지만 역할에 잘 맞는 좋은 연기를 보여줘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