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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플란다스의 개,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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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영화의 원형이라는 말에 조금도 과장이 없다. 포스터만 보면 상당한 숫자의 동물과 사람이 죽어나가는 생각보다 끔찍한 영화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려우니까. 주인공 격인 이성재가 한심한 짓거리들을 하다가 돈을 바치고 교수가 되고, 개를 죽이거나 일조한 사람들 중 계급적으로 가장 보호받을 수 없는 김뢰하만이 감옥에 가게 되는 것도 그렇고. 김뢰하가 배두나가 안고 있는 푸들의 항문에 철근 꼬치를 꽂으려 하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괴상한 에너지 같은 것들은 지금 보면 괴상한 만큼 익숙하게 느껴진다.

영화의 클라이막스 중 하나인 배두나와 김뢰하의 일전에서 아파트 옥상의 사람들이 환호하며 콘페티를 뿌리는 장면이나 아파트 담벼락에 끝도 없이 개를 찾는 전단이 붙어있는 장면 같은 것들은 일본영화나 장진의 어떤 영화들을 떠오르게 한다. 이 시기의 배두나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매력은 어느 장면이든 일본 청춘 영화처럼 만들어버린다. <고양이를 부탁해>와 함께 언제든 보고 싶은 작품.

문정시영이면 완전 우리 집 근처인데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세기말의 반가운 풍경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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