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linkandbacklink
IG

돈 윈슬로, 개의 힘, 2005

독서

the-power-of-the-dog.jpg

오랜만에 읽은 전형적인 장르 소설이었기에 어릴 때 친구 집 바닥에 누워 <링컨 라임> 시리즈를 읽은 기억이 났다.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문장을 한 문단으로 쓰는 느끼한(?) 편집이라든가, 갱지에 가까운 투박한 재질의 종이라든가, 두꺼운 판형의 페이퍼백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펄프 픽션을 읽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좀 더 진지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더 흥미 본위의 소설이어서 아쉬운 감이 있다. 장르적으로 절묘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는데도 조금은 지겹다고 생각한 것은 사실 내가 여기 나오는 대부분의 충격적인 내용들을 <나르코스>와 <나르코스: 멕시코>의 6개 시즌을 보며 선행학습했기 때문이다. 자기파괴적으로 일에 미친 DEA 요원이나 뇌물을 받지 않는 충직한 현지 경찰, 부패한 현지 관료와 CIA, 정보원과 그의 끔찍한 죽음, 보스의 어린 애인과 치명적인 배신, 은이냐 납이냐, 파블로 에스코바와 엘 차포. 모두 아마 이 소설이 시리즈에 미친 영향의 일부일 것이다. 

다만 이 소설에는 <나르코스>와 다르게 미국 쪽 플레이어로서의 마피아가 추가된다. 그래야 마피아 소속 킬러로 등장하는 칼란이 나올 수 있으니까. 칼란은 아마 이 소설에서 모두가 가장 좋아할 인물일텐데 이야기 속에서 두 차례의 짧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한 번은 아내와 함께, 한 번은 노라와 함께. 그런 강렬하고 행복한 시간들을 소설에서 읽을 때가 정말 좋다. 짧고 곧 끝나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다.

© 2026 by linkandbacklink. All rights reserved.
Theme by Leko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