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플래내건, 캐리,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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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명 중 아홉 명이 같은 생각 할거다. 7화까지는 완벽했고, 8화에서 모든 것을 망쳤다. 그 망친 점이 너무 완벽해서 의혹을 제기할 만 하다. 8화에서 극을 오염시키는 설정들이 7화까지는 꽤 세심하게 격리되어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인 에멀린조차 캐리의 망상이라고 보면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다.
그러다 플래내건이 직접 연출한 8화에서 B급영화처럼 교장이 튀겨지고 코미디 프로같은 카메오들이 출연해서(플래내건의 시리즈를 계속 봐왔다면 반가울 사람들이기는 함) 클라이맥스를 망쳐놓는다. 최악은 동네가 불탈 때 에멀린과 함께 춤추는 장면이고... 관심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엔딩은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걸 시즌 3개 짜리 시리즈로 만든다는 얘기를 어디서 읽은 것 같은데 그게 사실이라면 계획적인 사보타지일지. 원래 스티븐 킹이 의외로 유니버스. 이런걸 좋아해서 이번 시리즈를 승인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시청자로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다. 총회의 대사를 빌리자면 시청자들은 이 시리즈를 엔딩이 형편없었던 쇼로 기억할지도 모르니까.
빛나는 장면들은 너무 많았고 그 얘기만 해도 모자라겠지만 형편없는 엔딩 얘기를 너무 많이 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와 얼굴이 좋았다. 특히 캐리엄마 정말 대단했다. 스트리밍 장비를 구입하고 학교 복도를 누비며 캐리 레드가 크리스 하겐슨이라고 중얼거리며 지나다닐 때는 소름이 끼쳤다. 자잘한 연출들도 참 좋았다. 파티 장면에서 크리스와 빌리가 2층에서 맥주를 마시고 병을 떨어트리는 와중에 지상의 캐리를 비춰주는 교차 편집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아 이 시리즈가 정말 '감다살'이구나, 라는 확신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집에 갈 때 창 밖에 손을 너무 길게 뻗고 자유를 느끼는 것도 어떤 21세기 위대한 호러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여 보는 이를 두려움에 떨게 했을 것이고. 그러고 집에 들어가서 아무 일 없는 것도.. 마침 기억이 나서 파티 장면에 대해 적은 것만 이렇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뛰어난 플래내건의 작품이다. 8화를 보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