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좋겠다 아무것도 안 하고 월급 받으면, 2026
— 독서
작가는 게임회사 다니다가 지금 대기업으로 이직한 직장인인데, 업계 사람들한테 이 책이 약간 소문이 나서 궁금해서 읽어봤다. 확실히 업계사람으로서 뜨끔하고 재미있는 장면이 많다. 15분 업무정지부터 내가 무슨 일 하게 되는지 스스로 감시하게 되는거나 프로젝트 방향 바뀌는거, 전환배치 부서, 희망퇴직... 기묘하다는 말 밖에.
SF로서의 이 책은 꽤 불필요한 설정들이 붙어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는 '1차 AI 해고 사태'로 다루고 있는 지금을 한 발짝 떨어진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직업생활 하면서 일이 한가했던 적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그 때 마음 맞는 동료가 옆에 있으면 얼마나 즐거운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마음 한 켠에 불안은 있지만, 영원하면 좋겠을 지금을 즐길 수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그 상황이 주는 이상한 서정성이 있다.
잘 쓴 소설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어떤 글은 특정한 일을 해 봐야만 쓰거나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스케치를 쓸 수 있는 사람이고 나는 이걸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