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o Bernard, 나르코스: 멕시코 시즌 2, 2020

February 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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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코스의 이번 시즌이 왜 별로인가? 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였다. 아마 몇 가지 이유가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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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1. 매력없는 주인공들”

<나르코스> 시리즈의 이야기는 전통적으로 DEA 요원들과 마약상 이렇게 두 축으로 전개되고, 지금까지의 시즌에서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콜롬비아 시즌의 파블로 에스코바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대단하고, 캐릭터 자체도 굉장히 매력있게 그려놓았음. DEA 측인 스티브 머피와 하비에르 페냐 역시 제 역할은 충분히 했다. 시즌 3에 와서 칼리 카르텔은 파블로 에스코바에 비하면 무게감이 흩어진 감이 있었으나 그래도 좋았고. 멕시코 시즌 1은 DEA 측의 키키 카마레나와 미겔 앙헬 펠릭스 가야르도라는 중심이 선명하게 존재했다.

이번 시즌에서도 월트와 미겔 앙헬 이렇게 두 축으로 이야기는 전개되었어야 할텐데, 두 인물 모두 문제가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월트는 키키에 비하면 배우의 인지도도 훨씬 떨어지고, 시즌 1에서 존재감도 약했기 때문에 보면서 마음을 주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막말로 의기는 있지만 그렇게 실력이 뛰어난 것 같지도 않고 부하들에게도 폐나 끼치고…

미겔 앙헬도 정말 심각한데 많은 시청자들이 보면서 혀 많이 찼을거다. 미겔 앙헬이 파블로 에스코바보다 나은 것은 진짜 예쁜 얼굴 딱 그것 하나 뿐. 보스병 걸려서 무리수나 계속 던지고 선택도 제대로 못하고 오락가락하다 전처에게 찾아가는 장면은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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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2. 인물소개가 불친절함”

위에서 썼던 것처럼 월트 브레슬린이라는 인물에 대해 마음을 주는데까지 굉장히 오래 걸렸다. 멕시코 시즌 1을 본지 시간이 꽤 지났기에 거기 나왔던 주변 인물까지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했다. 시날로아, 후아레즈, 티후아나, 걸프의 카르텔이 각각 어디에 있고 누가 속해있는지, 누가 앙숙이고 누가 친구인지 파악하는데까지 에피소드 다섯개와 사회과부도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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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3. 실화에 기반한 점이 발목을 잡다”

이를테면 에피소드 7의 오프닝에서는, 88년 부정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고르타리가 어릴 적 식모를 죽인 장면을 보여주는데 꽤 충격적이지만 왜 삽입되었는지 아리송한 장면이다. 그냥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기에 넣은 감이 있다.

그 외에도 복잡한 인물관계와 몇 가지 키 포인트가 되는 사건들은 왜 이런 이야기를 만들었을까 싶은 부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다 보고 나니 위의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되다. 문제가 있다고 느꼈던 부분들은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들이었으니까. 닮은 배우들을 데려다놓고 역사와 자료화면을 중간중간에 삽입하는 것은 나르코스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특장점인데, 결국 픽션 속에 어떤 역사를 삽입할지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고 이번 멕시코 시즌2는 그 선택에 다소 실패했다고 본다.

그래도 몇 가지 반짝이는 점들은 있었는데 개중 최고는 파블로 아코스타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겠다. 특히 사자처럼 죽은 파블로의 최후를 너무 멋지게 그려놔서 보며 내내 욕했던 월터도 해당 장면을 기점으로 호감도가 굉장히 올라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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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벡델테스트를 절대 만족시킬 수 없는 이 시리즈에서 간만에 주목할 여성인물들인 이사베야와 에네디나에 중반까지 기대를 좀 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퇴장해서 대체 왜 이 정도라도 비중을 준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사베야 시즌 3에서는 뭐라도 하는거 맞지?

시즌을 끝내고 멕시코 마약사에 대해 가볍게 읽어봤는데, 대충 훑어서 시즌 4개 정도 나올 분량이 남아있더라. 그런데 마이클 페냐와 디에고 루나, 몸값 비싼 두 배우 없이 다음 시즌에서는 어떻게 진행이 될지, 아니면 또 누구를 데려올지에 대해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되는 바.


Written by 김정교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