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단비, 남매의 여름밤, 2020

May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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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밀이 지적한대로 영화에서 부러 모호하게 다뤄진 것처럼 보이는 시대적 배경은 (스마트폰만 사용할 뿐이지) 지금의 청소년이 감각하는 ‘할아버지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낡은 조부의 집은 소름끼치도록 내가 기억하고 있는 외가와 닮았지만(이불의 디테일…) 심지어 지금 생각하더라도 내 관념 속에 있는 그 때의 그 외갓집은 지금의 외갓집과 많이 다르다(지금은 흉가다).

영화가 전면에 내세우는 남매의 병렬구조는 그 선명함이 고전적이기는 하나 너무 알기 쉬워 수가 한 눈에 읽히고 추가적으로 생각하고 의심할 여지가 적어서 재미가 없었다. 도식성은 중요하나 그것이 어느 정도는 비대칭적이어야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포스트 벌새’ 라는 말이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어떤 기대감, 인디 블록버스터, 마케팅, 여성 청소년 성장 서사… 닮은 점도 없는 건 아니지만 <벌새>가 가지고 있는 야심에 비하면 <남매의 여름밤>은 소박함이 미덕인 영화였고 난 야심없는 사람이지만 영화는 야심찬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생 역할을 맡은 박승준 배우의 연기는 영화만큼 많이 말해질 것이다. 인디스페이스에서 GV와 같이.


Written by 김정교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