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ques Demy, 로슈포르의 숙녀들, 1967

July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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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부르의 우산>이 <로슈포르의 숙녀들> 보다 더 좋은 영화라면 <쉘부르의 우산>이 더 살떨리게 현실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쉘부르의 우산>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운명적 사랑에는 실패하지만 그렇다고 비극적 엔딩을 맞지는 않는다. 현실적이고 더 성숙한(그리고 더 잘 어울리는) 짝을 만나 살아가게 될 뿐.

<로슈포르의 숙녀들>은 낭만적 관계를 짝지어놓고 상영시간 내내 저글링을 하다가 후반부에 하나씩 빠르게 적중시키는 영화고 그 낭만적 사랑에 대한 순진한 관점이 영화를 조금 재미없게 만든다. 그런 중에도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든 멋진 장면이 있다면 자매가 슬픈 목소리로 저 남자 댄서 둘은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고 나를 좋아하는데 그들을 따라서 파리로 갈까 하고 말하는 장면인데 실제로 영화의 모든 연인들이 엔딩에서 불발하고 자매가 차에 올라 파리로 향한다면 이 영화가 내가 원하는 만큼 나를 슬프게 했을까 아니면 관객들을 기만한 이상한 영화가 되었을까 궁금하기는 하다

음악과 미술도 좋은데 카메라가 너무 좋아서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자크 드미의 다른 영화들도 기회가 되면 꾸준히 볼 것 같다. 대한극장에서 보다.


Written by 김정교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